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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의 미학

김희경박사 2024. 12. 18. 14:54

“당신의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열망, 비전, 그리고 집중이다”‘에너지 버스’의 작가 존 고든(Jon Gordon)박사는 말한다. 그는 우리의 생각에도 에너지가 있다고 말한다. 집중은 에너지를 쏟는 일이다.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필립스 파인먼(Richard Phillips Feynman, 1918~1988)은 문제를 해결하는 알고리즘으로 “먼저 문제를 쓰라. 그리고 열심히 생각하라, 다음에 답을 쓰라”고 했다. 집중하면  답이 있다는 것이다. 바둑의 고수인 조훈현(曺薰鉉)은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바둑이 내게 가르쳐준 바에 따르면,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 집중하여 생각하면 반드시 답이 보인다”며 생각의 힘을 강조했다. 집중이란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생각으로 방해 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골프계의 전설 아놀드 파머(Arnold Palmer, 1929-2016)는“집중력은 자신감과 갈망이 결합하여 생긴다”고 했다. 볼록렌즈는 빛을 한 점에 모으는 성질이 있다. 햇빛과 같은 광선을 볼록렌즈의 축에 평행으로 비추었을 때 굴절된 빛이 모이는 점이 렌즈의 초점이다. 이를 이용하면 빛을 모아 불을 피울 수 있다.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는 힘이 집중력이다.

  집중(Concentrate)을 위해서는 선택(Seletive)이 중요하다. 선택은 다양한 대안 중에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아내는 것이다. 때문에 선택은 트레이드 오프이다. 미국의 스워스모대학의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1946~)는 선택사항이 많으면 오히려 선택을 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 이를 선택의 역설(The Paradox of Choice)이라고 했다. 이를 선택의 피로(Choice fatigue)라고 한다. 미국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는 1970년에 그가 쓴 ‘미래의 충격(Future Shoch)’에서 변화의 방향보다 변화의 속도를 강조 하면서 미래의 딜레마는 선택의 과잉(Overchoice)라고 했다. 그의 안목은 정확했다. 우리는 그가 생각한 미래에 이미 살고 있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수 많은 정보의 늪 속에 빠져 있다. 수 많은 정보의 알림과 선택,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다중작업(Multitasking)으로 에너지가 분산된다. 미국의 심리학자이며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내가 집중하기로 동의한 것만 나의 경험이 된다. 오로지 내가 인식한 것들이 내 정신을 형성한다. 선택적 관심이 결여된 경험은 혼란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다중작업은 기껏해야 관심의 대상을 이것 저것으로 바꾸는 것뿐이며 하나에 집중하는 것 보다 비효율적이라고 했다.

  성경은“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하지 말라”고 한다. 마음을 다하여(with all your heart)의 마음은 헬라어로 푸시케(Soul)이다. 혼을 다해서, 목숨을 다해서 혼신의 힘을 쏟아부으라는 의미이다. 집중의 원형이다. 성실함을 포함한다. 진정한 집중은 선택한 어떤 일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이다. 몰입은 단순함을 바탕으로 한다. 단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에 전념하려면 나머지 것들은 내려 놓아야 한다. 그래야 한 점으로 빛을 모아 강력한 불꽃을 만들 수 있다. 속담에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계속해서 쏘는 사람이 결국 과녁을 맞춘다”고 한다. 한국인으로 유일한 미국 방송의 앵커로 성공한 메이 리(May Lee, 이진주, 1966~)는 ‘메이 리, 열정으로 한 우물을 파라’는 자서전을 썼다. 그녀는 선택한 일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마음을 쏟아붓는 열정(Passion)과 어떤 장애에도 쉽게 꺽이지 않는 의지(Perseverance) 그리고 일과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을 설득(Persuasion)해야 하고, 끝까지 참아내는(Patience)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집중하는 시간은 50분에 불과하다. 그만큼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 정신과 반건호교수는‘나는 왜 집중하지 못하는가’라는 책을 썼다. 그 요인으로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이 불균형을 이루게 되면 집중력 부족, 행동제어의 어려움, 지속적인 작업수행 능력을 저하시킨다고 한다. 이를 성인 ADHD라고 하는데 주의력 결핍과 과잉 행동, 충동성이 특징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일이나 공부를 하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주의를 집중을 할 수 없다. 중요한 요인은 삶의 실패와 좌절의 우울한 경험이 자존감을 떨어뜨리게 되고, 작은 실수들이 반복되고,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고, 스스로 루저(Loser)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집중하다 보면 실패가 거듭되어 자괴감만 들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면 보다 더 나은 결과를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