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3 3

모순의 미학

“인생은 그냥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라도 탐구하면서 살아야 하는 무엇이다. 그것이 인생이다”양귀자(梁貴子,1955~)의 소설 ‘모순’에 나오는 말이다. 이 소설은 겉으로 보이는 행복과 실제 느끼는 행복의 차이, 선택의 순간에서 마주하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우리 삶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모순들은 오히려 위로와 통찰을 전해주기도 한다.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발견은 탐구의 결과가 아니라 우연히 가져다 준 발견이다. 19~20세기 영국의 미생물학자,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 1881~1955)이 일하던 실험실의 아래층에서는 곰팡이를 연구하던 라투스가 실험을 하고 있었다. 1928년 여름 플레밍은 포도상균을 기르던 페트리 접시를 배양기 밖에..

카테고리 없음 2025.06.23

포용의 미학

대선이 끝났다. 어떤 이는 환호하고 어떤 이는 분노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시간의 흐름은 여전하다. 이긴 자는 단지 승자가 아니라 이제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적 프레임을 거두어내고 정적을 품을 줄 아는 리더십, 포용의 미학이다. 정적을 포용한다는 의미는 반대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으로 공존을 설계하는 일이다. 이번 대선에서 당선된 대통령이 얻은 표(16,399,145. 48.94%)는 보수후보들의 표(16,748,561. 49.97%)보다 적다. 50:50이다. 지지하지 않는 절반도 국민이다. 공약으로 내건 정책을 마구 밀어붙일 형편이 못된다. 절반이 넘는 반대가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대립했던 이들을 내치고 적대의 정치로 돌아간다면 또 다른 ..

카테고리 없음 2025.06.23

초심의 미학

‘처음처럼’이란 소주가 있다. 이는 성공회대학교 신영복(申榮福, 1941~1916)교수의 손글씨 문구이다. 그가 개인 서예전에 출품했던 작품이‘처음처럼’이다. 이는 단지 감성적인 문구가 아니라 그의 삶의 태도와 철학적 사유를 집약한 핵심이다. 처음이란 가장 순수하고 진실하며 겸허한 상태를 의미한다. 모든 사람이 그의 유물론적이고 인본주의적 사상에 공감하지 않지만 어떤 경험이나 권력, 명예에 물들지 않고 처음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고 사는 태도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처음은 언제나 특별하다. 우리는 처음으로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시작할 때의 긴장과 설레임이 공존한다, 처음 글을 쓸 때는 떨림도 있다, 처음 신앙을 갖고 신을 만났을 때의 순결한 경외감도 있다. 처음의 마음은 순수하고 겸허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

카테고리 없음 2025.06.23